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르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소련 공산당 붕괴로 민족주의가 강해지면서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던 까레이스키들이 다시 고통을 겪고 있는 슬픈 얘기를 봤다.
척박하기만 땅에서 생명을 일구며 이어왔던 까레이스키들이 삶이 또 한순간
바람처럼 날라가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고단한 삶이다.
경의선 철도공사 복원화면을 보면서 눈물 흐리던 어느 할아버지의 얼굴이 가슴 아프다.
세상 어느 한구석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우리 누군가에게
언덕이 되어줄 대한민국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가...
김수영의 시처럼 우리 민족은 다들 들판의 풀같은 강인함이 있다.
아주 오랜만에 '풀'을 읽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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